말(言)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쟁터에서 말(馬)을 생각한다! 선거 시즌이다. 말(言) 총알이 날아다닌다. "악! 억!" 피 튀기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난다. 옛날에는 총칼로 싸웠지만 지금은 말(言)로 싸운다. 말(言)로 사람을 죽이고 상처를 입힌다. 인간은 말(言)을 통해 지혜를 교환하고 힘을 모아 인류를 발달 시켰다. 이미 동물에게 인간은 초능력을 가진 신(神)이 되었다.
동물 사진가 박찬원이 사람과 말(馬)을 비교한 <말(馬)은 말(言) 없다>는 포토 에세이를 내었다.
말(馬)이 나에게 말(言)을 한다 말(馬)을 보면서 인간을 생각한다 동물 사진가 박찬원은 지난 2년 동안 제주도 말(馬) 목장에서 지냈다. 이 책은 마구간에서 말과 함께 생활하며 쓴 포토 에세이다.
박찬원은 동물에서 생명과 삶의 의미를 반추하는 작업들을 해왔다. 이른바 '동물에서 배우는 인간학'이다. 하루살이, 나비, 거미, 돼지에 이어 이번엔 말(馬)이다. 그는 사진을 통해 동물의 세계를 여행하면서 잠시 인간 세상을 잊는다. 그리고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와서, 동물 세계에서 인간에게 외치는 목소리를 듣는다.
말(馬)은 말(言) 없다.
말(馬)은 소리를 지를 줄 모른다. 사람의 말(言)은 인간을 멸망시키는 공포의 무기로 변했다. 말(馬)은 귀와 눈이 발달했다. 인간은 끝없는 욕망을 추구하는 동안 청각, 시각, 후각 등 중요한 기능을 잃어버렸다.
자동차가 나오기 전까지 말(馬)은 인간의 무한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중요한 동반자 였다. 인간과 인간, 지역과 지역을 연결시켜주고 영토를 넓히고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는 탐욕을 충족시키는데도 말(馬)은 핵심적 역할을 했다.
말(馬)은 인간과 대비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사람은 입과 촉감이 발달된 반면 말(馬)은 귀와 눈, 코가 발달 되었다. 말(馬)은 소리를 지를 줄 모른다. 위험을 느낄 때 밥 먹을 시간이 되었을 때 발정이 왔을 때 본능적으로 가벼운 소리를 낼 뿐이다. 큰 소리로 짖을 줄도 모르고 겁을 주지도 못한다. 초식 동물로 이빨도 약하다. 싸울 때 물어뜯지만 위력은 없다. 음식을 먹는 용도로만 쓴다. 그것도 부드러운 풀만 먹는다. 그 대신 귀와 눈이 발달 되었다. 멀리서 나는 소리를 듣고 눈으로 확인한 후 행동에 옮긴다. 새끼를 돌보고 친구를 사귀는 수단이 냄새다. 냄새가 익숙해지면 경계를 푼다.
사람의 말(言)은 인간을 멸망시키는 공포의 무기로 변했다. 입은 지구를 황폐화 시키는 포식자다. 맛있다 건강에 좋다, 소문나면 동물이든 식물이던 초토화된다. 생존을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쾌락과 과시를 위해 먹고 마신다. 귀는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눈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같은 이야기를 듣고 같은 것을 보아도 해석이 다르다. 화장하고 포장하여 인간은 본래의 냄새도 잃었다. 욕망의 화신인 촉감만 더 예민해졌다. 끝없는 욕망을 추구하는 동안 인간은 청각, 시각, 취각 등 중요한 기능을 잃어버렸다.
박찬원은 약 2년 동안 제주도 말(馬) 목장 마구간 안에서 말(馬)과 함께 지내면서 말 사진을 찍고 말과 인간을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연상되는 말과 다르다. 말은 역동적이지 않다. '말은 고독하다, 냄새로 사귄다, 귀로 말한다, 말은 여자다, 소림사 스님이다, 먹는 것도 수행이다, 말에서 배우는 사진…' 등등 말을 통해 인간을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80가지 이야기가 100여장의 사진과 함께 들어 있다.
그 이전에는 하루살이, 나비, 돼지 등 동물 사진으로 <소금밭>, <꿀젖잠>, <어떤 여행> 등 5번의 개인전과 <사진하는 태도가 틀렸어요> 등 3권의 사진 에세이 책도 내었다. 동물을 통해서 인간의 삶과 생명의 의미를 반추하는 작업들이다. '동물에서 배우는 인간학'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말(馬)을 보면서 인간을 생각한다
말은 고독하다, 냄새로 사귄다, 귀로 말한다, 말은 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