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제주의 지배하의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알력과 음모, 비리들이 낱낱이 공개되는 한편, 정치 활동의 주체였던 정치인, 지식인들의 이중적 삶과 애환, 갈등, 숙명을 이중톈 특유의 날카로운 필체로 거침없이 그려낸 책이다. 삭번 정책을 주장하던 조조의 오류, 부패 가속화의 주범이 되어 버린 왕안석 변법의 실체, 교활한 간신들의 음모, 아편전쟁의 패배를 부추긴 관리들의 허위보고 문화, 전제주의 제도의 허와 실, 지식인들의 배신과 고뇌 등, 흥미로운 역사적 사건들을 '슬픔'이란 키워드로 정리했다. 이중톈의 직설적이고 논리적인 입담은 그동안 꼭꼭 숨겨 왔던 제국의 비밀에 대해 고해성사를 하듯 사뭇 진지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통쾌하고 흥미롭기 그지없다.
중국 전제정치의 주인공이었던 제국들 중 가장 최근까지 존재했던 청나라도 이미 백 년 전의 왕조다. 그 이전의 왕조들을 말할 필요도 없다. 이렇게 오래된 과거의 시비와 은원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이렇게 많은 저술들이 존재하고, 사람들은 왜 관심을 보이는 걸까?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역사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억을 되살리게 한다. 위대한 시대와 위대한 인물은 더욱 그러하다. 역사는 그 자체가 연속적으로 상연되는 하나의 장편 드라마이다. 인물과 스토리가 있고, 기승전결의 전개 방식, 주제, 극적인 감동까지 완벽하게 갖추었으니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에 대한 관심과 다양한 해석은 당연한 것이다.
이중톈 교수가 그려내는 역사라는 풍경화는 어두운 그늘과 잘 보이지 않는 구석 모퉁이까지 놓치지 않고 생생하게 화폭에 담고 있다. 이 책은 제국의 이면에 존재하는 거북하고 숨기고 싶은 역사의 속살을 그대로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중톈의 날카로운 필치가 돋보이는 본격 역사 비판서이다.
전제주의 정치 아래에서 벌어지는 정치인들의 이전투구와 지식인들의 이중적 삶, 개성이 독특한 인간형들이 빚어내는 갈등과 음모, 제국의 운명을 좌지우지한 사건들이 마치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펼쳐진다. 삭번 정책을 주장하던 조조의 오류, 부패 가속화의 주범이 되어 버린 왕안석 변법의 실체, 교활한 간신들의 음모, 아편전쟁의 패배를 부추긴 관리들의 허위보고 문화, 전제주의 제도의 허와 실 등 흥미로운 역사 주제들이 이중톈의 직설적이고 논리적인 필치를 통해 통쾌하게 폭로된다.
이 책은 겉멋에 치중한 그저 그런 역사책이 아니다. 중국 전제주의가 가진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고, 그 속에서 살아간 인물들의 고뇌에 집중함으로써 제국의 역사를 '슬픔'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하고 있다. 이는 제국을 무대로 벌어졌던 슬프고 안타까운 역사 사건들을 진단하고 재조명하는 과정에서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누구에게나 도려내고 싶은 슬픈 역사, 부끄러운 역사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슬픔'이 존재하기에, 그리고 이를 '슬픔'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역사는 승화될 수 있는 것이다. 중국 전제주의가 끝난 지도 벌써 100년이 넘었다. 그러나 그 이야기들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전히 감동을 주고, 배움을 준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유효하다 하겠다.
화려한 제국의 커튼 뒤 역사의 뒷골목 풍경
슬픔이 존재하기에 역사는 승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