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현재 보수와 진보가 극한대립 중이다. 그런데 선거환경이 어느 쪽에 유리하든, 최근 선거의 결과만 놓고 보면 보수는 승리하고 진보는 패배하는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 책은 각종 정치사회 통계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그럴 수밖에 없는 합리적 이유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의 크기와 각도를 탐색하는 작업이다. 많은 정치평론가들이 진보의 잇단 실패를 진보의 미숙함에서 찾는다. 하지만 그 '미숙함'이란 것이 사회지형의 근본적 변화를 읽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그 변화는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 수면에 떠올랐고, 2016년 총선과 2017년 19대 대선을 통해 확실하게 존재를 드러낼 것이다. 이 책은 대한민국 보수와 진보의 실체를 규명하고, 그 분기점이 어떻게 생성되는지에 주목한다.
또한 다가오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프레임과 후보의 자질에 대해 논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017년 권력이동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있다.
선거에서 프레임이 중요하다는 말은 이미 상식이 되었다. 노무현 후보는 '행정수도 이전'을, 이명박 후보는 '한반도 대운하'를 캐치플레이즈로 내걸고 당선되었다. 상위 프레임을 살펴보자면 노무현 후보는 균형발전, 복지, 민주화에 닿아 있고, 이명박 후보는 국토개발, 성장, 경제발전에 닿아 있다.
그런데 이런 프레임들이 강력한 힘을 발휘한 것은 그 당시의 '시대정신'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이란 국민들의 욕구와 바람을 구체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이란 굉장히 추상적인 실체다. 국민의 바람을 구체화하려면 국민을 구체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은 자신들의 지지기반을 국민으로 상정하는 경향이 있다. 보수는 기득권층, 중장년층이고 진보는 상대적 중하위 계층, 젊은 계층이다. 보수진영의 '노령연금 상향 조정'이나 진보진영의 '모병제, 신혼부부 집 한 채 무상 제공'과 같은 공약을 떠올려보면 확실해질 것이다. 보수의 계속된 승리와 진보의 연패, 그 원인을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어떤 사회든 경제가 성장하고 고령화가 진행되다 보면 보수화의 진폭은 커지게 마련이다. 일본의 우경화, 보수화가 그 증거이다. 우리나라도 급격하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한마디로 운동장의 기울기가 더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선거에서 아주 중요한 개념이 있는데 바로 '투표자 중위연령'이다. 한 나라의 유권자를 나이순으로 한 줄로 쭉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의 나이를 말한다. 최근 대한민국 투표자의 중위연령이 40대에서 50대로 이동하고 있다. 2016년 총선에서는 약 51세가 될 전망이다.
이 중위연령에게 지지받지 못한다면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지금까지와 같이 진보진영이 자신의 지지기반이라 생각하는 젊은 층만을 위한 프레임에 올인 한다면, 그들이 꿈꾸는 진보의 재집권은 불가능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보수와 진보는 그 색깔이 애매하고, 그 경계 또한 불분명하다. 어떤 철학이나 가치관이 아닌, 계층이나 지역이나 세대, 기득권 유무로 나누어지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대한민국에서 보수와 진보가 나뉘어지는 분기점을 연령뿐 아니라 소득과 집의 소유 형태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서울과 인천, 경기권 등 지역별 차이점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이러한 근본적인 선거지형의 변화에 근거해 2017년 선거 결과는 예측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한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김무성, 문재인, 안철수, 김문수, 박원순 등 현재 주목받고 있는 대선 후보들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이 분석되어 있어 흥미를 더하고 있다.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극단적인 보수, 진보 논쟁에 탐닉해왔으며, 그것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닌 설정된 프레임임을 인식하지 못했다.
2017년 전망으로 끝맺는다. 정치나 선거 관련 서적들이 복잡한 도표를 나열하면서 하나마나한 주장을 펼치는 것과 달리 이 책은 재미있게 술술 읽히면서도 앞으로 다가올 선거들을 어떤 관점에서 봐야 할지 포인트를 집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