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전문 잡지 QUESTION의 사진문학 코너에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동물 사진가 박찬원의 두근두근'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과 사진을 한 권으로 모았다. 동물 사진가라는 독보적 캐릭터를 갖고 있는 박찬원이 그동안 젖소, 말, 돼지, 하루살이 등 다양한 동물 사진을 찍으면서 겪은 에피소드와 단상들이 담담하게 서술되어 있다. 책을 읽다 보면 '그가 찍는 것이 과연 동물일까?'라는 생각에 다다른다. 분명 동물을 찍지만 생명과 본능, 사회와 우주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이번 책은 동물과 인간, 생명과 우주라는 범용적 세계에 엄마라는 개별적이고 지극히 정서적인 존재가 추가되어 글의 깊이를 더하고 내용을 풍성하게 한다.
대한민국 사진계에서 '동물사진가'라는 독창적 위치를 갖고 있는 박찬원의 동물 옴니버스다. 다양한 동물로 사진 작업을 해온 그는 한 종류의 동물에 3년씩을 할애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하나의 존재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준비의식이자 존중의 표시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찍은 동물들은 말, 젖소, 돼지처럼 인간이 가축화한 부류부터 하루살이, 나비처럼 하찮아 보이는 곤충까지 다양하다.
그는 동물을 찍으면서 인간을 마주한다고 고백한다. 은퇴한 경주마에서 인간의 고독과 본원적 허무를 보고, 생후 몇 달이 안 되어 도축장으로 가는 돼지에게서 고승의 다비식과 같은 희생과 존엄을 발견한다. 염전 바닥에서 죽어가는 하루살이 떼에서 생명의 의미와 인간 삶의 유한성을 복기한다. 인간에게 우유를 주기 위해 살아가는 젖소를 보며 인간이 젖소를 길들인 것인지, 젖소가 인간을 길들인 것인지 고민한다.
이 책은 예술 전문 잡지 QUESTION의 사진문학 코너에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동물 사진가 박찬원의 두근두근'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과 사진을 모은 것이다. '왜 '두근두근일까?'라는 의문은 책을 읽어가면서 풀린다. 그것은 척박한 환경에서 나무둥치를 갉아먹더라도 꿋꿋이 살아가는 제주 토종마, 소금알 으적거리는 염전 바닥에서 벗어나기 위해 죽을힘을 다하는 거미, 매번 허탕을 치면서도 자신의 본능에 충실한 수혘지, 죽어서 목장을 떠나는 다른 젖소를 위해 '우엉~ 우엉~' 장송곡을 읊조리는 젖소와 같은 존재가 주는 경외감과 아울러 인간이라는 오만의 외투를 벗고 다소곳해지는 순간을 만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에게 동물은 생명의 의미를 선명하게 도드라지게 만들어주는 피사체이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철학적 주제다.
그는 사진가이면서 이미 여러 권의 에세이를 낸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하나의 동물을 주제로 정하면 약 3년간 작업을 이어가고, 촬영은 100일 동안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1095일 중에서 100일을 뺀 기간은 그 동물에 대해 알아가고 친해지기 위해 온전히 투자한다는 의미다. 그의 사진 작업은 목장에서, 아니면 우리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는 시간이 태반이다.
이번 책이 특이한 것은 모든 글이 엄마로 시작해서 엄마로 끝맺는다는 것이다. 그에게 엄마는 평생의 수호신이며, 좋은 사진을 만들게 해주는 원천이다. 그는 동물에게서 인간을 보고 스스로의 모습을 본다고 고백한 바 있는데, 이 책에서는 자신 안에 깃든 엄마의 존재를 발굴해낸다.
엄마는 생명을 잉태하고 우주를 유지시키는 힘의 근원이다. 내가 자연, 우주, 생명과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존재다. 그러니 이 책은 나의 근원을 밝혀서 깊은 사유로 안내하고 이어서 따듯한 치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동물에서 인간을 본다, 아니 나를 본다!
박찬원에게 사진은 철학이고 참선이다!
동물로부터 '어떻게 살 것인가'를 사유하는 사진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