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하게 살해된 소
2003년 봄, 워싱턴주의 작은 도시 골든델에서 지금껏 보지 못한 섬뜩한 광경이 목격되었다. 현장에는 생후 아홉 달 된 수소가 땅바닥에 누워 있었는데, 한쪽 뇌가 도려내어져 없어졌고 생식기도 뽑힌 채 사라져 있었다. 양쪽 눈은 물론 혀도 온데간데없었으며, 목근육의 깊은 곳까지 도려내어져 있었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발자국이나 타이어 등의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일반적인 경우, 소는 죽을 때 다리로 땅을 마구 차면서 자국을 남기지만, 현장에는 몸부림의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그리고 몇 개월 후 2003년 12월 23일, 이곳에서 불과 96km 떨어진 곳에서, 공식적으로 북미 대륙에서 첫 번째 광우병 소가 발견되었음이 발표되었다.
광우병과 프라이온
광우병은 현재까지 치료방법이 없는, 일단 발병하면 급속하게 악화되어 죽음에 이르는 질병이다. 광우병을 일으키는 전염물질로 알려진 프라이온은, "모든 생물체의 근본이라고 알려져 왔던 핵산(DNA 또는 RNA)이 없이 존재하고, 복제하여 질병을 일으키고, 다른 생물체에게 전염되어 다시 복제하여 질병을 일으키는 새로운 전염물질"이다.
프라이온은 포름알데히드에 의해서도 전혀 손상되지 않았고, 방목지에서도 수년간 생존할 수 있으며, 치사량의 자외선 또는 감마선에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불멸의 전염인자이다. 사람에게서는 쿠루,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치명적가족성불면증 등이 발생하고, 소에서는 광우병이, 사슴과 엘크에서는 광록병이 발생한다.
알츠하이머병과 광우병의 연관성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뼛조각과 관련해서, 프라이온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척수와 뼈 외에 '비장과 근육'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 이는 살코기는 안전하다는 미국 측의 주장을 완전히 뒤엎는 놀라운 사실이다. 또한 프라이온은 수혈이나 외과 수술도구를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더욱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것은, 치매 혹은 알츠하이머질병이 사실은 인간광우병일 수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예일대학과 피츠버그대학에서 각각 진행한 실험결과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으로 죽은 환자의 사후부검을 실시한 결과, 5~13%가 CJD(인간광우병)로 판명되었다.
옮긴이의 말
저자는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광우병, 인간광우병에 관련된 많은 사실들을 독자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많은 과학적 사실들을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열거하고, 나열된 사실들을 엮어서 믿기 어려운 큰 흐름을 보여준다. 저자는 늦지 않았다고 한다. 되돌릴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그 해답의 열쇠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관련해서 광록병의 감염 위험이 의심되는 사슴과 엘크의 뿔이 국내로 수입되어 녹용으로 소비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