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답사여행이란 독보적 분야를 개척한 최경숙 저자가 이번엔 인문학 여행이란 타이틀로 도시, 건축, 역사, 자연을 다면적으로 엮어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 인문학의 진정한 효용은 앎이 삶의 관점과 방향을 바꿔줄 때 발휘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여행지에서의 시공간을 무한히 확장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이야기들이 들리게 해주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알면 보인다는 말은 상투적인 격언이 되었지만, 몰랐더라면 스쳐지나갔을 풍경 속에서 깊은 울림과 성찰을 대면할 수 있다면 더 이상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다는 책의 부제처럼 읽기 딱 좋은 정도의 역사, 건축 지식들이 읽는 재미를 주고, 생생한 사진들이 지금 당장이라도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남는 건 사진뿐인 여행이 지겨워졌다면, 아이들에게 산지식과 상상력을 전할 여행을 원한다면 한 번쯤 읽어볼 책이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다고 해서 결코 같은 것을 보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여행의 묘미이자, 아는 자의 특권이다. 가족 답사여행이란 독보적 분야를 개척한 최경숙 저자가 인문학 여행이란 타이틀로 세 번째 책을 출간했다. 여행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만들어주는 인문학이란 내가 살고 내 아이가 살아갈 이 땅에 대한 관심과 사랑, 존경의 다른 표현일 것이다.
앎은 삶의 관점과 방향을 바꿔준다. 이 책은 여행지에서의 시공간을 무한히 확장해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이게 해주고, 들리지 않던 이야기들을 들리게 해준다. 알면 보인다는 말은 상투적 격언이 되었지만, 몰랐다면 사진 한 장 찍고 스쳐지나갔을 풍경 속에서 깊은 울림과 성찰의 순간을 맛본다면 그보다 더 가치 있는 경험은 없을 것이다.
전봉준의 피우지 못한 꿈을 안다면 선운사 동백이 동백으로만 보이지 않을 것이며, 윤이상의 그리움을 안다면 통영의 푸른 물결이 물결로만 보이지 않을 것이다. 여주에서 만나는 세종대왕 영릉과 명성황후 생가인 감고당은 조선의 영광과 쇠락을 동시에 대면하게 해준다.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강경, 논산 일대의 미곡창고들은 수탈의 역사를 증명하고, 목포 세계마당페스티벌의 마스코트인 옥단이는 아픈 근대사를 되새기게 한다. 고창의 고인돌부터 인제 대암산 용늪을 거쳐 고구려의 고갯길과 고려의 옛 절터, 사고지, 읍성과 서원, 고택을 거쳐 근대 문화재와 현대 건축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씨실로, 도시를 날실로 엮어가는 인문학 여행의 상상력은 자유롭고 방대하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다는 책의 부제처럼 읽기 적당한 난이도의 역사, 건축 지식들이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가족을 위한 답사 안내서로도 훌륭한 역할을 한다. 차 타고 한 바퀴 돌고, 밥 먹고, 사진 찍고 돌아오는 일반적인 여행에 만족하지 못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이 반가울 것이다. 특히 아이들에게 산지식을 전달하고 역사에 대한 상상력을 불러일으켜줄 여행을 원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알면 보인다는 말은 상투적인 격언이 되었지만, 몰랐더라면 스쳐지나갔을 풍경 속에서 깊은 울림을 대면할 수 있다면 더 이상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