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대륙 최초로 간 이식 수술에 성공해 유럽을 놀라게 한 '간 박사' 이종수 교수가 유럽 한가운데서 전하는 치열한 인생 이야기이자 낭만적 유럽 이야기다. 독일어 한마디 할 줄 몰랐던 서른 살의 늦깎이 유학생 청년에서 독일 본 의과대학 최초의 동양인 종신 교수가 된 그의 삶은 뜨거웠고, 그 속에서 건져 올린 지혜와 연륜은 깊고 넉넉하다.
책 속엔 독보적 성취를 이룬 의사로서의 고뇌와 자부심, 늘 새로운 목표를 향한 도전, 수십 년간 지속되어 온 국경을 초월한 우정, 한국과 독일 틈에서 느낀 이방인으로서의 소회가 유럽의 풍경을 배경으로 잔잔하게 펼쳐진다.
치열한 인생을 살았지만 언제나 여유를 잊지 않았고, 이방인으로 살았지만 수십 년간 우정을 나눈 친구들이 있었고, 늘 도전하는 삶이었지만 베풀면 더 충만해진다는 삶의 지혜를 키워 왔다. 남들이 보기에는 고난과 역경의 삶을 개척했지만, 정작 저자 자신은 그것조차 낭만이었다고 말한다.
책 속엔 간 이식을 하면서 겪었던 '영혼과 육체의 문제'부터 도나우강과의 각별한 인연, 독일에 간호사를 파견하게 된 사연,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식 참석과 현 강경화 장관과의 만남, 공산권 국가의 친구들, 그리스인 교수와의 수십 년간에 걸친 우정, 유럽과 한국의 문화 차이 등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들이 가득하다.
이종수 교수는 작은 동양인이 유럽 한가운데서 독보적인 학문적 성취를 이루기까지 느꼈던 소회들을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그가 겪었던 차별과 편견, 고난은 충분히 짐작이 되기에 '하면 된다' 혹은 '내가 해봤더니'라는 식의 얘기일 것이라 짐작이 되겠지만 이 책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는 이 도나우 강가의 빈에서 개최된 국제외과학회에서 간 이식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1년 후 나는 본 대학병원의 400병상 외과에 근무하고 있는 100명 가까운 의사들 중에서 간 이식팀장 자리를 쟁취함으로써 간 이식을 유럽대륙 최초로 할 기회를 가졌다.
독일 땅에서 늙어갈수록 향수가 짙어져 가지만 하나님이 내게 준 길이었다고 오늘까지 그 운명을 감수하고 있다.